세계적으로 연구개발(R&D) 투자가 가장 활발한 분야는 소프트웨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공지능(AI) 활용이 본격화하면서 관련 투자가 급증한 결과로 보인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은 '2024년 EU 산업R&D 투자 현황(EU 스코어보드)을 분석한 결과를 23일 발표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 산하 공동연구센터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EU 스코어보드는 EU 내 R&D 투자 상위 기업과 글로벌 경쟁사 간 비교 분석을 통해 벤치마킹 요소를 확인하고 기업 혁신에 필요한 전략을 제시한다. R&D 투자를 집행하는 글로벌 상위 2000개 기업이 분석 대상이다.

EU 스코어보드에 따르면 2023년 세계 R&D 투자 상위 2000개사의 투자 총액은 1조 2574억 유로(1892.3조 원)으로 집계됐다.

최대 투자 분야는 소프트웨어로 총 2413억 5000만 유로(363.2조 원)가 투입됐다. 해당 기업은 275개사(13.8%)로 AI 분야에 투자가 집중됐다.

두 번째로 투자액이 큰 분야는 제약·바이오다. 총 360개사가 2317억 9100만 유로(348.8조 원)를 투자했다. 머크(11위, 미국법인), 화이자(13위), 노바티스(20위) 등이 상위에 올랐다.

소프트웨어, 제약·바이오 분야 R&D 투자액은 전체 37.6%를 차지했다.

국가별 기업 수는 미국(681개), 중국(524개), 일본(185개) 순이었으며, 국내 기업은 총 40개가 포함돼 8위를 기록했다.

국내 R&D 투자 동향도 유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KIAT가 발표한 2023년 R&D 스코어보드에 따르면 한국 1000대 R&D 기업 중 소프트웨어와 바이오 업종의 투자 규모는 각각 2위, 5위에 해당했다. 10년 전과 비교해 새롭게 진입한 기업 수(168개사)도 제조업(337개사) 다음으로 많았다.

다만, 1조원 이상 투자한 상위 9개 기업은 대다수가 반도체, 자동차 분야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업의 R&D 투자액(44.5조 원)이 1000대 기업 전체 투자액의 61%를 차지했다.

민병주 KIAT 원장은 “글로벌 산업 환경 변화에 선제 대응하려면 바이오, AI 등 미래 유망 업종에 대한 전략적 R&D 투자를 촉진해야 한다”며 “세계 상위권 R&D 투자 규모(3.4%, 8위)에 걸맞도록 R&D 성과에 대한 사후 사업화 지원을 체계적으로 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